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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담장에 '일왕 연호'일제강점기 잔재, 전통문화재로 보존

등록일 2021년10월0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종묘 담장 일왕 연호 등 일제강점기 잔재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국가사당인 종묘(사적 제125호)의 외곽 담장에 일제강점기 잔재가 남아 있다.

 

‘소화 팔년 삼월 개축’(昭和八年三月改築)이 선명한 ‘일왕 연호’다.

 

실제로 종묘 외곽길인 서순라길을 따라가다 보면 일본 왕(히로히토)의 연호인 ‘쇼와’를 새긴 각자석을 1개도 아니고 9개나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그 배경을 설명하는 흔한 안내판조차 제대로 없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청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5일 문화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일왕의 연호를 딴 ‘소화 팔년 삼월 개축’이라고 새긴 돌이 종묘 담장에 그대로 남아 있다”면서 “일본 관광객들이 찾아와 막 사진 찍고 난리가 나는데,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표시조차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묘는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봉안한 사당. 조선 왕조의 뿌리이자 유교적 정통성의 상징이다.

 

그곳에 새겨진 ‘쇼와 돌담’의 존재가 최근 알려진 건 아니다.

 

2019년 8월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종묘 외곽 담장 기초현황 자료조사’ 보고서를 발간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는데. 당시 보고서는 “1933년(소화 8년) 율곡로를 개발하던 중 창덕궁과 연결된 담장을 허물고 개축할 때 일왕 연호를 새긴 듯하다”고 추정했다.

 

일제가 민족말살의 일환으로 창덕궁과 종묘를 가로지르는 율곡로를 뚫어 담장 공사를 하고, 일왕의 연호를 따 ‘쇼와 8년 3월 개축’이라 각인했던 것이다.

이에 문화재청은 실태조사와 더불어 “확인한 사항을 알리기 위한 안내판을 추가로 설치하고, 해설사 안내 지침서를 수정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이번 감사에서 확인됐다.




정 의원에 따르면 “단 2개의 담벼락에만 한글로 간단히 표시된 안내판이 있을 뿐 역사적 사실 등을 담은 안내는 전혀 없고, 나머지 7개의 담벼락은 그마저도 없이 일본 관광객들의 인증샷 촬영 장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정 의원은 목포 근대역사관 등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훼손되거나, 활용된 문화재에 대해 역사적 사실과 반성이 담긴 안내판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사적’으로 지정된 ‘목포 근대역사관 1관’ 역시 식민통치의 핵심 기관인 옛 일본영사관이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드라마 촬영지로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외세에 의해 훼손되거나 변형된 문화재를 원형으로 복원하는 일이 어렵거나 현재 그대로 유지하는 게 더 의미가 있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면 그 변형에 대해 어떻게 알리고 교훈으로 남길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깊은 역사의 아픔을 새기되 바르고 정확한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주 천관사지는 지난 4월 석등 유물이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고, 강화 삼랑성·공주 행주산성·충북 충주시 임충민공충렬사 등 5곳은 넓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각각 단 1대의 CCTV만 설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최정훈기자 choichina@naver.com
타임포스트 www.time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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