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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작년 ‘재개발 철거 참사’와 같은 시공사였다

등록일 2022년01월1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개동 23~34층 구간 붕괴…인근 지역 주민 대피령 내려

경찰·소방당국, 드론 등 투입했으나 6명 소재 파악 못 해

공기 단축 무리하게 진행…“풍압·타설 하중 못견뎠을 것”

김부겸 총리 "실종자 소재 신속 파악…피해 최소화 강구"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HDC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 내 건물 1개 동 23~34층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추가 붕괴 위험으로 사고현장 인근 270여 가구가 대피한 가운데 경찰과 소방당국은 저녁 8시쯤 야간 수색작업을 중단했다.

 

안전진단 결과 타워크레인 붕괴 우려가 있어 수색하지 못하고 있다.

 

“천둥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 “폭탄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서 전쟁이 난줄 알았다”, “바로 전기가 나가 어두워진 통에 너무 무서웠다.”

11일 오후 3시 47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공사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린 순간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지상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주민들은 공포에 떨며 혼비백산했다.

 

인근 상인들은 땅이 흔들리는 진동과 함께 건물이 무너지는 굉음에 놀라 건물을 뛰쳐나왔고, 일부 상가에는 지상으로 떨어진 콘크리트 파편이 내부까지 날아들었다.

 

외벽이 붕괴된 건물은 2020년 3월 착공해 올 11월 완공 예정인 주상복합 아파트다.

 

22~39층 5개동에 389세대로 이날 붕괴 사고는 201동에서 일어났다.

사고 당시 201동 39층 옥상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실종된 근로자 6명은 28~31층에서 창호공사(3명) 설비공사(3명)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붕괴부분은 201동 23층에서 34층 사이 구간”이라며 “건물 외벽 자체가 떨어져 나가는 식으로 붕괴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이 실종 근로자 6명의 휴대전화 위치를 확인한 결과 붕괴 현장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통화는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추가 붕괴 우려 때문에 구조 인력들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한 채 인명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실종자 김모 씨(66) 등 6명은 모두 50, 6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붕괴 현장 밑에 있던 컨테이너에서 근로자 2명을 구조했고, 다른 근로자 3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구조된 근로자 1명은 팔꿈치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부상자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건물이 무너지면서 (붕괴물과) 같이 떨어졌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근로자는 “지하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굉음이 들리면서 전기가 나갔고, 올라가보니 건물이 무너져 있었다”고 말했다.

붕괴된 외벽이 가림막을 무너뜨린 뒤 도로를 덮치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 20여대도 파손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인근 주민 500여 명에 대피령을 내렸고, 구조 장비 45대와 인력 200여 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고 현장의 원청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사업개발은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작업 붕괴 사고 때도 시공사였다.

당시 사고는 하도급 업체의 철거 과정에서 발생했지만, 검찰은 시공사 관계자들도 부실 철거와 공사 계약 비리에 관여했다고 보고 함께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교롭게도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이른바 ‘학동 참사 방지법’으로 불리는 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인근 주민들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이날 취재진에게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돌이 떨어지고, 합판이 추락하는 등 안전상에 문제가 이어졌는데도 시공사 측은 물론 관할 지방자치단체도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공사 측은 공사를 서두르려는 듯 일요일에도 공사를 강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경찰청은 이날 즉각 수사에 착수해 시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붕괴사고에 대해 고층아파트 공사 특성상 하중과 강풍, 기온 영향이 크다며 콘크리트 벽과 타워크레인 지지물,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위한 거푸집 등이 풍압과 타설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외벽 일부가 무너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영하의 온도에서 공사를 진행했다면 콘크리트 양생 과정에서 덜 굳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타설하다가 붕괴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는 지난 2019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올해 11월 완공할 예정이었다. 붕괴 사고가 난 이번 아파트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3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 붕괴 참사의 원청 시공사로 학동 사고 7개월 만에 다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가 발생해 시공 관리·감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정훈 기자 choichina@naver.com
타임포스트 time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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